일기/독서노트

『클루지』: 인간이 얼마나 얼렁뚱땅 흘러가는 존재인지 깨닫기

망고고래 2024. 3. 17. 18:41

 

1. 맥락 기억

기억의 출력 펌프: 앞부분이 주어지면 쉽게 떠오름

'교수', '지적인' 같은 단어를 미리 접한 사람들은 지적인 과제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우리에게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 기억이 필요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마치 그런 것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꾸미는 일뿐이다.

 

2. 오염된 신념

후광 효과(halo effect): 어떤 사람에 대해 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느낌을 받으면 그것을 자동으로 일반화해서 그 사람의 다른 속성들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함.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게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흔히 외면보다 내면이 더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외면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시각이 있으면 시각에 많이 의존하게 된다. 외모 강박은 벗어내야 하지만 옷을 깔끔하게 다려입고 타인을 불쾌하게 하는 말투는 삼가야 한다.

 

이미 실행되고 있는 정책을 그렇지 않은 정책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 잘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
- 비용/이득을 분석하는 대신에 이미 있는 것이라면 어떻게든 작동하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
- 친숙한 것에 매달리는 경향은 상황이 위협적일 수록 더 강해짐
  위협적인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집단, 목적, 가치 등에 더 강력하게 집착

사람은 익숙한 것에 질려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동시에 익숙한 것을 찾는다. 사회적 변화는 언제나 반대에 부딪치고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게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과 같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어떤 변화가 거북하다면 거북함의 이유가 정말 타당한지 여러 번 생각해야 한다.

 

반사 체계/숙고 체계
- 숙고 체계가 꼭 합리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
- 반사 체계가 꼭 비합리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

어떤 일을 미루기 시작했을 때, 그 일을 해야 할 이유와 하지 말아야 할 이유들을 생각하다보면 점점 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우리의 뇌는 합리화를 잘한다. 본능이 아니라 이성으로 생각한다고 여겨도 그 이성이 꼭 옳지만은 않을 수 있다. 반면에 무의식으로 순간적인 판단을 내렸을 때, 그 무의식은 본능에 더불어 수많은 경험에 근거해 판단을 내린다. 단순한 충동이나 근거 없는 믿음이 아닐 수 있다. 삶에서 빠른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 찾아왔을 때, 판단의 성공률을 높이려면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한다.

 

어떤 사람에게 무엇을 믿을 만한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내도록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그것을 정말로 믿기 시작할 것이다.
- 스피노자의 가설: 사람들은 모든 정보를 이해와 동시에 받아들이고 틀린 정보는 나중에야 물리친다.
- 헛소문도 많이 들으면 진실이 된다.

 

 

3. 선택과 결정

인간은 (돈은 물론이고) 수에 대해 생각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 우리의 뇌는 돈 문제에 잘 대처하도록 진화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먹는 것에 잘 대처하도록 진화했다.
- 돈과 먹는 것 사이의 혼선: 배고플 때 덜 기부하고, 돈에 대한 큰 욕망이 있는 경우 초콜릿을 더 먹는다.
우리의 뇌는 가격과 가치를 혼동한다.

돈은 인류의 진화에 비하면 출현 시기가 아주 늦은 발명품이다. 인간이 완전하다고 상정하는 경제학이 아니라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라고 보는 경제심리학이 더 와닿는 이유다.

 

우리의 뇌는 틀 짜기에 취약하다: 닻 내림 효과, 틀 짜기(framing)
- 600명 중 200명 살리기/400명을 못 구하기
- 25파운드 지불에서 시작 -> 평균 149파운드까지
  75파운드 지불에서 시작 -> 평균 232파운드까지
- 상품이 유쾌한 연상을 불러일으킨다면 적절하든 적절하지 않든 상품은 더 잘 팔린다.
- 차를 살 계획이 있느냐고 묻는 대신 언제 살 계획인지 묻는 것

근시안적 선택과 할인 쌍곡선
- 유기체는 미래보다 현재를 훨씬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5. 위험한 행복

쾌락이 과연 우리의 안내자인가?
-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필요로 할 수록 그 사람들을 더 좋아한다.
행복을 속이다: 행복 온도계를 속이는 습관적 시도
- (방어기제, 동기에 의한 추론 등) …(중략)…우리가 그렇게 쉽게 온도계를 흔들어댈 수 있다면, 무엇을 잘못했다고 굳이 슬퍼할 이유가 있을까?

 

 

E. 제안

불완전함을 통찰하라
- 모든 불완전함을 수리할 필요는 없다
- "기계가 점점 더 효율적이고 완벽해짐에 따라 불완전함이야말로 인간의 위대함이라는 점이 분명해질 것이다."(에른스트 피셔)

인간은 절대 완전해질 수 없고, 불완전함을 보완하려는 시도로써 발전한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때로는 퇴보할 수도 있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다.

 

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되도록 함께 고려하라
- 반대를 생각할 것
- 반사실적 사고(counter-factual thinking): 지금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에 있었을 만한 것, 또는 있을 수 있는 것에 대해 숙고하기
- 올바른 선택은 종종 선택할 길뿐만 아니라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이해도 필요로 한다.

 

문제의 틀을 다시 짜고 질문을 재구성하라
- 언제나 사태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상대의 질문을 재구성하는 습관 기르기

 

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가 아님을 명심하라

 

이성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은 근대적 환상이다. 인간의 사고가 얼마나 얼렁뚱땅 작동하는지 파악함으로써 많은 아집이 사라지고 발전이 시작될 것이다.